"보증보험 안돼? 전세 안살아"…'제자리' 공시가에 빌라 월세 쏟아지나

"보증보험 안돼? 전세 안살아"…'제자리' 공시가에 빌라 월세 쏟아지나

남미래 기자
2026.03.24 15:32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오는 28일부터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전세보증 심사 강화 기준을 시행함에 따라 비아파트 시장의 '전세 대란'이 우려된다.  은행 재원 일반 전세 자금 보증과 무주택 청년 특례 전세자금 보증 신청자를 대상으로 임차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기존 대출)을 합친 금액이 집값의 90%를 넘을 경우 앞으로 보증이 거절된다. 주택 가격의 산정 기준은 공시가격의 140%다.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2025.8.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오는 28일부터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전세보증 심사 강화 기준을 시행함에 따라 비아파트 시장의 '전세 대란'이 우려된다. 은행 재원 일반 전세 자금 보증과 무주택 청년 특례 전세자금 보증 신청자를 대상으로 임차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기존 대출)을 합친 금액이 집값의 90%를 넘을 경우 앞으로 보증이 거절된다. 주택 가격의 산정 기준은 공시가격의 140%다.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2025.8.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아파트와 큰 차이를 보이면서 빌라 임대시장에 새로운 경계감이 형성되고 있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한도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공시가격이 낮을수록 보증보험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드는 구조다. 이에 비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서는 공시가격 영향으로 전세계약이 줄고 반전세·월세계약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각각 12.63%, 9.0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18.67%)의 절반 수준이다.

비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이 낮은 것은 투자수요 위축 영향으로 풀이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비아파트는 수급과 개발 기대에 따른 투자수요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서울 내 사업 속도가 빠른 지역이 제한적이어서 아파트보다 상승 폭이 낮았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도 온도 차가 뚜렷했다. 한강변 재개발 기대가 반영된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의 A 빌라(전용 65.61㎡) 공시가격은 9억700만원에서 13억7400만원으로 51.5% 껑충 뛰었다.

반면 빌라 밀집 지역인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는 공시가격이 소폭 오르거나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다. 화곡동 B빌라(전용 76.62㎡)는 1억8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0만원 오르는 데 그쳤고 C빌라(전용 31.72㎡)는 1억500만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경기도 부천의 한 빌라는 전용 48.65㎡ 공시가격이 7080만원에서 6870만원으로 하락했다.

2026년 서울 공동주택 유형별 공시가격 상승률 현황, 지역별 격차가 벌어진 연립·다세대주택의 공시가격/그래픽=윤선정
2026년 서울 공동주택 유형별 공시가격 상승률 현황, 지역별 격차가 벌어진 연립·다세대주택의 공시가격/그래픽=윤선정

문제는 공시가격 격차가 비아파트 임대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한도는 공시가격의 126%로 제한된다. 2023년 전세사기 대응 과정에서 전세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높이면서 보증 한도가 크게 줄었다. 공시가격 적용 비율이 종전의 150%에서 140%로 낮아진 데다 담보인정비율(LTV)도 90%로 제한되면서 실제 전세보증 한도는 공시가격의 126%까지 줄었다. 공시가격이 3억원인 주택을 예로 들면 종전 4억5000만원이던 반환보증 가입 한도가 3억7800만원으로 감소한 셈이다.

임대차시장에서 반환보증 가입 한도가 일종의 전세보증금 상한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공시가격이 낮은 비아파트일수록 전세보증금 설정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전세가격을 높이는 대신 반전세나 월세를 선택하는 비아파트 임대인이 늘고 있다.

실제 비아파트 임대시장은 전세에서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보증금이 보증보험 가입 한도에 맞춰 낮아지면서 부족분을 월세로 보전하는 구조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관악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보증보험 가입 기준에 맞추다 보니 보증금을 낮춘 반전세 매물이 대부분"이라며 "임차인도 일정 수준의 월세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보증 가입이 가능한 매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는 공급 위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전세금 상승 여력이 제한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이는 신규 분양 수요 감소와 공급 축소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에서 준공된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은 4858가구로 5년 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아파트 준공 물량(4만9973가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남 연구원은 "비아파트 공시가격 상승이 제한된 상황에서 전세보증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전세보증금 상승폭도 제한되고 있다"며 "결국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고 이는 임차인 부담 증가와 함께 비아파트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남미래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남미래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