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바꾼 더페이스샵, 무슨 사연 있기에

'얼굴' 바꾼 더페이스샵, 무슨 사연 있기에

박희진 기자
2009.09.02 08:21

내추럴 스토리→뷰티풀 바이 네이처… 신생 경쟁사 '네이처 리퍼블릭'때문에?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의 절대강자 '더페이스샵'이 브랜드의 '얼굴격'인 슬로건을 돌연 바꿔 그 배경을 놓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브랜드 슬로건을 기존의 ‘내추럴 스토리(Natural Story)’에서 ‘뷰티풀 바이 네이처(Beautiful by Nature)’로 교체한다고 1일 밝혔다.

더페이스샵은 창립한지 6년밖에 안됐지만 굴지의 화장품 대기업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에 이어 업계 3위의 위상을 공고히 다진 성공한 후발업체. 특히 '자연주의' 기치를 내건 브랜드숍의 원조로 지난해 2351억원의 매출을 기록,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한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에서 단연 최고 실적을 자랑해왔다.

이런 더페이스샵이 갑작스럽게 회사의 브랜드 아이덴터티(BI)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슬로건을 바꾸자 업계에서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더페이스샵이 자사 출신들이 모여 만든 신생 업체 '네이처 리퍼블릭'을 과도하게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페이샵이 슬로건을 내추럴 스토리에서 뷰티풀 바이 네이처로 '네이처'라는 말을 굳이 슬로건에 넣은 것은 '눈엣가시'같은 후발주자인 네이처 리퍼블릭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페이스샵측도 "자연주의 브랜드숍 원조로 최근 수년 동안 유사한 자연주의 컨셉트를 내세운 후발주자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차별화의 필요성이 커져 슬로건 교체를 단행하게 됐다"며 우회적으로 네이처 리퍼블릭의 의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토니모리 등 신생브랜드가 생기긴 했지만 자연주의 콘셉트의 후발주자는 네이처 리퍼블릭 뿐"이라며 "더페이스샵이 '자연주의' 이미지를 뺏기지 않기 위해 슬로건에 네이처를 확실히 못 박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규민 전 해외사업본부장 등 더페이스샵 출신 인력들은 네이처 리퍼블릭을 창업, 지난 3월 31일 명동에 1호점을 열면서 더페이스샵이 주도하고 있는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규민 전 더페이스샵 해외사업본부장은 현재 네이처 리퍼블릭의 대표이사로 지난 7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내 해외 20개 매장을 포함해 총 220개 매장을 열고 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네이처 리퍼블릭은 전국에서 가장 땅 값이 비싼 명동 중앙로에 옛 파스쿠찌 자리에 매장을 열어 화제가 됐다.

네이처 리퍼블릭은 '자연주의' 이미지와 한류스타(비)의 모델 기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더페이스샵과 닮은 점이 많아 일찌감치 양사간 치열한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양사는 최근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 1호점을 둘러싸고 '자리다툼'까지 벌여 갈등이 노골화되기도 했다.

이번 슬로건 변경 조치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많다. '내추럴스토리 더페이스샵'이라는 BI는 창업 후 6년간 쌓아온 자산인데 경쟁심으로 인해 무리하게 슬로건을 변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추럴스토리 더페이스샵은 이미 광고를 통해 일반에 많이 알려졌는데 졌다"며 "뷰티풀 바이 네이처라는 새로운 슬로건에 들일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기존 슬로건을 너무 쉽게 버린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더페이스샵의 신규 슬로건.
↑더페이스샵의 신규 슬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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