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은 대표적인 미끼상품이었다. "서비스요." 주인이 무심한 듯 툭 놓고 가는 계란프라이 하나에 반해 백반집 단골손님이 되기도 하고 대형마트 전단지에 세일품목으로 등장하면 마트를 한 번 더 찾아가기도 했다.
이처럼 대표 서민식품이던 계란이 지난해 말부터 귀한 음식이 됐다. 한 달새 2배 뛴 가격은 물론 계란 30개들이 한 판 재고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그 많던 계란이 어디로 갔을까. 계란 대란의 1차적 원인으로는 AI(조류인플루엔자)가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적으로 살처분된 가금류 수는 3170만마리로 이중 산란계(알 낳는 닭) 2300만마리도 포함됐다. 전국 산란계 3마리 중 한 마리가 도살되면서 실제 공급량이 감소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산란계 살처분으로 공급량은 30% 줄었는데 가격이 2배 뛰었기 때문이다. 산지가격이 오르는 속도보다 소비자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특히 생산량에 비해 소비량이 85%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계란 대란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누군가 계란을 '사재기'해서 이익을 취한다는 의혹이 나온다. 계란을 놓고 벌이는 현대판 '허생전'이다. 비록 정부가 '계란 사재기 및 유통위생실태 합동점검' 후 사재기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내렸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의심은 불투명한 유통구조에서 나온다. 계란은 소비자에게 오기까지 최소 3~4단계를 거친다. 양계 농가에서 생산한 계란은 중간 유통상을 통해 대형마트에 납품되거나 또다시 소형마트를 거쳐 동네 슈퍼마켓까지 나간다. 중간에서 가격 조절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불과 1년 전 계란 한 판이 3000원 미만의 '미끼상품'이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공급 과잉상태에 놓인 계란을 유통상들이 대형마트 등에 덤핑으로 넘기면서 가격 하락이 지속돼온 것이다. 가격 형성과정이 투명하지 않은 탓이다.
'공급 부족-사재기-가격 급등'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지금이라도 유통구조가 개선돼야 한다. 산지가격을 공개하고 계란 수급, 유통 상황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야 이상급등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