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의 '용단',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 마침표...윤상현 '원톱' 체제로

창업주의 '용단',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 마침표...윤상현 '원톱' 체제로

유엄식 기자
2026.05.28 16:05

윤동한 회장, 주식 반환 청구 소송 전격 취하...오너가 리스크 해소
윤 부회장 경영 참여 후 자산 규모 30% 확대돼 화장품 ODM 첫 대기업 반열
콜마그룹 사업 다각화, 해외 진출 확대 전략 강화 전망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제공=한국콜마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제공=한국콜마

국내 양대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생산) 업체인 콜마그룹이 1년 여간 진행한 오너가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용단'이 극적 화해와 사태 수습의 원동력이 됐다. 이로써 콜마그룹은 윤 회장의 아들인 2세 경영자 윤상현 부회장이 주도하는 경영 체계가 확립돼 신사업 추진과 해외 진출 확장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에 주식 반환 청구 소송 취하서를 제출했다. 윤 부회장 측이 취하 동의서를 내면서 이날 소 취하가 최종 확정됐다.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은 윤 회장의 두 자녀 간 '남매 갈등'에서 비롯됐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동생 윤여원 대표가 이끈 건강기능식품 기업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악화를 이유로 본인과 이승화 전 CJ제일재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자 윤 회장은 5월 말 윤 부회장이 합의된 승계구조를 변경하려 한다며 윤 부회장에게 2019년 12월 증여한 콜마홀딩스(9,210원 ▼200 -2.13%) 지분을 돌려달라는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경영권 분쟁이 '부자 갈등'으로 번진 셈이다.

이후 9월 열린 임시주총에서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돼 윤상현 부회장에게 유리한 구도가 됐지만, 그는 올해 3월 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에서 사임하면서 한 발 물러섰다. 동생 윤여원 대표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직에게 공식 사임하고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키로 했다.

이런 결정 이후 한 달 만에 윤 회장이 법적 분쟁을 스스로 마무리한 것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전격적인 결정으로 알려졌다. 남매가 조금씩 양보하며 타협점을 찾자 회사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오너가 리스크'를 해소하며 재도약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콜마그룹은 윤 부회장 '원톱' 체제가 확립됐다. 경영권 분쟁 종식으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그의 주도 하에 해외 시장 공략과 건기식 등 신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사진 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4월 27일 세종시 전의면 소재 한국콜마 생산 공장 내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유턴기업 지원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뉴스1(산업통상부 제공). 2026.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사진 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4월 27일 세종시 전의면 소재 한국콜마 생산 공장 내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유턴기업 지원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뉴스1(산업통상부 제공). 2026.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윤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한 2019년 이후 콜마그룹은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19년 2조2345억원이었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3조4912억원으로 6년 만에 56% 성장했고, 이 기간 자산 규모는 4조423억원에서 5조2429억원으로 약 30% 늘어났다.

지난 4월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콜마그룹을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했다. 윤 회장이 1990년 직원 4명으로 출발한 지 36년 만으로, 국내 화장품 ODM 업체 중 최초로 대기업 반열에 오른 것이다. 공정위는 이와 동시에 그룹의 동일인(총수)로 윤 부회장을 지정해 그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공인했다.

윤 부회장은 창업주가 확립한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화장품 제조사'란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그룹이 신사업으로 육성하는 제약과 건강기능식품 분야까지 과감한 후속 투자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콜마그룹은 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니아에 2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기존 1공장과 합치면 미국에서만 연간 3억개, 캐나다를 포함하면 북미 전체 기준 연간 약 4억7000만개의 캐파(생산 능력)를 구축했다. 이는 북미 ODM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중남미까지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소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사진제공=한국콜마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소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사진제공=한국콜마

올해 1분기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실적도 호조세를 나타냈다. 한국콜마(86,600원 ▲100 +0.12%)는 매출 7280억원, 영업이익 78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시장의 70~80%를 점유하는 선케어 상품 경쟁력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최근엔 국내 첫 두피에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를 개발해 선크림 흥행 돌풍을 이어갈 계획이다.

HK이노엔(45,200원 ▼700 -1.53%)은 올해 1분기 실적이 매출 2587억원, 영업이익 3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4.6%, 30.8% 증가했다. 투자 업계에선 중소형 제약사 중 가장 우수한 신약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콜마비앤에이치(10,560원 ▼370 -3.39%)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69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세종 3공장 증설 등 생산시설 가동률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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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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