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금투세에 뿔난 개미들④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철회하자는 내용이 담긴 대표적인 법안은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등이 올해 2월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이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계류중인 법안으로 이번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21대 국회 임기 내에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는 물론 그 앞 단계인 상임위원회(상임위) 통과조차 가능할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재위에는 당분간 법안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나 소위원회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 기재위 소속 여·야 관계자 모두 "아직까지 회의일정에 대해 상호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투세를 폐지하자는 내용이 담긴 법안도 논의 가능성이 낮으며 이대로 21대 국회 임기가 마무리되면 법안은 자연스럽게 폐기된다.
박 의원이 낸 두 개정안은 2025년 1월1일부터 시행 예정인 금투세를 도입하지 않고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현행 과세체계 방식을 유지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가 올해 1월 발표한 금투세 폐지 방침을 의원 입법안에 반영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임기 중 자본시장 규제 혁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며 금투세 폐지의 방침을 밝혔었다.
정부·여당 입장과 달리 민주당 등 야당은 금투세 폐지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2020년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처음 거론돼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2023년부터 시행예정이었지만 이미 2년의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에 더이상 시행을 미룰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금투세를 도입하자는 민주당 주장의 주된 논거는 현행 금융투자상품 과세 체계가 불합리하기 때문에 이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하자는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금융투자상품마다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다 다르다. 주식, 국내외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등 투자상품의 손익을 통산해서 세금을 매기는 것이 글로벌 표준에 맞고 조세의 형평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며 "또 개인이 투자한 금융투자상품에서 손실이 났다면 손실이월공제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금투세 도입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금투세가 금융투자수익이 연 5000만원을 넘으면 초과수익의 20~25%를 세금으로 물리는 제도인 만큼, 실제 금투세를 낼 투자자는 극소수 '큰 손'들이라 금투세 폐지는 '부자 감세'란 주장도 나왔었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022년 11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주가와 시장이 얼어있는 지금 굳이 야당인 민주당이 금투세를 추진해야 하느냐'며 신중론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21대 국회 민주당 내 의원들 사이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금투세 도입을 더 유예할 수도 있단 의견을 밝힌 의원들도 일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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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임기가 한 달 여 남은 상황에서 금투세 폐지에 관한 논의가 진척되긴 어려워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금투세 폐지를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법안이 폐기되더라도 22대 국회 이후 금투세 폐지 내용을 담은 새 의원 입법안이 나오면 해당안을 토대로 논의하거나, 정부안을 따로 제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