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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6.01.05. photocdj@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1/2026010617050375872_1.jpg)
이재명 대통령이 첫 중국 국빈 방문에서 최고급 예우에 해당하는 환대를 받은 것에는 미-중 패권 경쟁의 장기화 국면에서 한국이 미국에 밀착하는 것을 막으려는 중국 측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오후 4시47분~6시17분(현지시간) 약 90분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 정상의 논의가 길어지면서 회담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더 진행됐다.
회담 배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안정, 문화 교류 전반, 민생 분야 실질협력 확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확대, 서해구조물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정 주제 때문이 아니라 양 정상이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대화하면서 회담이 길어졌다고 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랠리'(주고 받는 대화)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같은날 오후 6시40분~8시40분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진행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중국 인민군 국악대는 한국 음악인 '한오백년' '고향의 봄' '도라지' '아리랑' 등을 연주하며 이 대통령을 예우했다.
중국 측 의전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인허쥔 중국 과학기술부 부장(장관)이 나와 이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지난 5일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한 환영식장에 도착했을 때 국빈 예우의 일환으로 천안문광장에서 예포 21발이 발사됐기도 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12월 13~17일 국빈 방중했을 당시 한 식당에서 중국 측 인사 없이 식사하는 장면이 보도되면서 일각에서 '혼밥 홀대'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의 공항 영접 인사로는 차관보에 해당하는 콩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가 나왔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2017년은) 사드(THAAD·종말 고고도 지역 방어 체계) 배치 후로 중국 측에서 때가 아니라는데 우리가 간 것"이라며 "이번에는 다르다. 춘절(음력설) 전까지는 일종의 휴식기고 2월말~3월초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준비를 하기 때문에 (중국이) 연초에는 정상외교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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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난달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는 AI(인공지능) 동맹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가 출범했고 한국이 들어가 있다"며 "향후 한미 동맹이나 한미일 삼각 공조도 강화될텐데 그것은 중국이 보고 싶은 그림이 아니다. 중국이 한국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뉴시스] 최동준 기자 =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시진핑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공동취재) 2026.01.0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1/2026010617050375872_2.jpg)
중국 측 환대에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 복원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절제된 표현에 힘썼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 경제인들과 만나 900여년 전 고려와 송나라의 교역이 이뤄졌던 '벽란도'를 거론하며 양국 간 경제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상대국이나 상대 정상보다 양국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지난 수천년간 한중 양국은 이웃 국가로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고 국권이 피탈됐던 시기에는 국권 회복을 위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싸웠던 관계"라며 "이제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맞춰서 시 주석과 함께 한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우리도, 중국도 직접적 표현보다 에둘러 이야기를 했다. 굉장히 절제된 언어를 쓴 것"이라며 "외교 무대에서 이를테면 운명 공동체와 같은 워딩(표현)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니다"고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정치적·지정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싫어할텐데 중국은 내심 그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점에서 획기적인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중국과는 자유무역 논리를 얘기하면서 현존하는 한-중 FTA 틀 안에서 (협력을) 발전시키는,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