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장을 투입해 126일간 집중 수사를 벌였지만 기소된 사람은 0명. 결과물은 없었다. 남은 건 '황제 소환' 논란을 부른 사진 한장뿐이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그의 가족을 두루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팀은 이 같은 '빈손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스스로도 "민망하다"고 했다.
수사팀 출범 초기 검찰 안팎의 시각은 '반신반의'였다. 우 전 수석과 사법연수원 동기(19기)인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수사팀장에 임명되며 논란이 일었지만 "나는 검사다. 수사대상이 누구든 정도에 따를 뿐"이라던 그의 말에 기대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역시나' 하는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우선 본격 수사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 압수수색이 '코미디'였다. 여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지만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우 전 수석 주거지는 쏙 뺐다. 우 전 수석이 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만 들렀다 나왔다. 가족회사 정강에선 압수물로 쇼핑백 1~2개를 달랑 챙겼다고 한다. 휴대폰 압수는 엄두도 못 냈다.
핵심 당사자인 우 전 수석 소환까지는 75일이 걸렸다.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피의자의 경우 공개 소환이 관례지만 수사팀은 언론에 우 전 수석 소환일정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그가 검찰청사에 나온 지난달 6일, 그간의 '봐주기 수사' 논란은 정점을 찍었다.
언론에 공개된 사진 한장은 우 전 수석과 검찰의 위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웃는 얼굴로 팔짱을 끼고 서있는 우 전 수석과 양손을 모으고 꼿꼿한 자세를 갖춘 맞은편 검사가 찍힌 사진을 두고 수사팀은 "쉬는 시간 풍경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그 과정에서 "검사 선후배"라는 말이 나왔다. 우 전 수석을 피의자가 아닌 검사 선배로 봤다고 자인한 꼴이다.
통상 수사 종료를 발표할 때 검찰은 자신들의 성과를 조목조목 강조한다. 특별수사팀까지 꾸린 경우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지난 26일 수사팀은 "양해 바란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송구스럽다"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수사 의지 앞에 '헛심'이 된 인력과 수사력이 아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