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개인비중 70%도 넘어…'준비없는 2000시대' 우려 점증
23일 코스피지수는 10포인트 가까이 올라 1993.05로 마감했다. 2000이 코앞이다. 개인이 1455억원어치를, 기관이 73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2677억원어치를 내다팔며 6일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1 한국증시, 개인들 북적북적
올들어 글로벌 증시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한국시장. 선진증시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코스피. 그런데 지수가 2000에 육박하자 어느덧 과열, 고평가, 투기시장 등 과거에 자주 듣던 '안좋은 소리'를 듣고 있다.
미국식 선진시장의 면모에서 점차 중국시장과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시장전문가는 "한국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정부는 과열을 내세우며 속도조절에 나섰고, 중국 정부는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과열을 잡기위해 연이어 금리인상에 나섰다. 그런데도 주가는, 특히 한국시장은 쉽게 잡히지 않고 연일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피가 1700까지 오를 때만해도 외국인, 기관 비중이 높은 코스피는 개인 비중이 높은 중국 증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자존심을 내세우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어느덧 코스피시장의 개인 비중도 70%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외국인은 매도를 지속했지만 개인, 기관이 매수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코스닥시장의 개인 비중은 90%를 넘는다.
2000이라는 신기원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정작 한국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코스피가 과열 우려를 딛고 상승세를 유지하는 힘은 유동성이다. 적립식펀드 뿐 아니라 부동산시장에 머물러있던 거치식 자금까지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상승에 흥분한 개인들도 서둘로 객장 문턱을 넘고 있다.
#2 균형이 깨졌다
주식시장은 전문가(애널리스트, 스트래티지스트)와 투자가(펀드매니저, 개인), 다시말해 바이사이드와 셀사이드의 균형이 필요하다. 균형의 형성에는 관리자(거래소, 정부, 금융당국)도 참여한다. 균형을 통해 과매수와 과매도가 적절하게 해소되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펀드매니저가 매수에 치우치면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조율을 해줘야한다. 그런데 둘 사이의 균형이 깨졌다.
매일매일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는 유동성을 보고 펀드매니저들은 '돈이 들어오는 대로' 주식매수에 나서고 있다. 주식형펀드 잔고는 70조원을 넘어섰다. 애널리스트 역시 이런 대응을 보이는 매니저에게 충고를 하기보다 자기가 담당한 종목들에 대한 목표가 올리기에 여념이 없다. 코스피의 PER가 올랐다, 심지어 2009년 실적은 대폭 증가한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올라가는 주가를 따라가기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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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의 절반이 미래에셋 펀드로 쏠리면서 균형은 더 심하게 깨졌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미래에셋이 애널리스트가 작성하는 리포트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각 증권사에 막대한 주문을 내면서 수수료 수입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이 미래에셋을 의식하지 않고서는 리포트를 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이 정도면 문제가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다.
여기에 주식을 사지못해 초조한 개인들의 심리를 고려할 때 한국시장의 균형은 심각하게 깨졌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정부가 수차례 과열을 경고해도 시장은 이를 외면하기만 한다.
정부나, 스트래리티지스트는 '3분기 조정, 4분기 재상승'의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펀드매니저들이 '3분기 상승, 4분기 조정'으로 유인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3 증권주 상한가, 너무 심하다
서울증권과SK증권(905원 ▼31 -3.31%)이 연일 매매체결 지연을 빚고 있다. 이날 주가는 동반 상한가다. 거래도 뚝 떨어졌다. 서울증권은 특히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겠다는 오너의 의지를 기대고 매수세가 몰리며 증시 주도주로 급부상했다.현대증권도 10% 넘게 오르며 3만원대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중소형증권사 부장의 말이다. "증권사 M&A라는 게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불확실한 면이 있다. 그런데 너무 기대치가 높은 것 같다. 물론 증권산업의 성장에 대한 공감대가 있지만 최근 중소형증권주 상승은 투기적인 측면이 크다. 펀더멘털이 뒷받침안되면 머지않아 급하게 무너지기 마련이다. 수없이 봐온 현상이다.
혹시라도 빚내서 급등주에 손을 댄다면 더욱 위험하다. 2000시대에 대한 기대가 증권주에 반영되는 측면도 있다고 하지만 2000 돌파 역시 탄탄하게 다지고 난 이후 안착해야지 지금처럼 조정없이 간다면 후유증이 클 수 밖에 없다."
서울증권(4,390원 ▲35 +0.8%)은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장기성장전략으로 기자간담회에서 타 금융사 인수 등을 언급했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했다. 19일 간담회에서 유창수 서울증권 부회장도 "자사의 주가상승은 다소 빠르다"는 입장이었다.
○내일 당장 2000 돌파가 가능하다. 2000이 뚫리면 이것을 보고 따라올 개인투자자들이 적지않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2000이 이렇게 아무런 준비없이 와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2000을 지탱할 수 있는 펀더멘털을 갖춘 이후 2000시대가 와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