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당 압승 의미와 전망
"국민과 함께 정책을 만드는 일본 최초의 민주정치를 시작하자"
30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반세기 자민당 1당 지배 시대를 종료시킨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일본병(病)'의 주요인으로 지적되어온 관료 주도 정치 타파를 제 1의 목표로 꼽았다. 그는 유세에서 긴 일당 독재와 경기침체에 염증난 일국민들을 향해 일본 역사를 완전히 바꾸는 선거의 혁명을 호소했다.
그 결과 1955년이후 11개월만 빼고 줄곧 집권해온 자민당은 유례없는 패배로 정권을 내줬다.
하지만 민주당과 하토야마의 앞날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민당 54년 장기집권 동안 박혀진 '대못'을 뽑는 일이 쉬울 리 없다. 오랜 병폐인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고 관료 주도의 정치를 뿌리 뽑는 일은 자칫 역풍마저 우려된다. 앞서 집권했던 비자민당 정권이 무능력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정권 유지에 실패한 경험은 압승을 거둔 민주당에게도 적지 않은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정권인수 계획을 밝히고 다양한 구상을 내놓은 그는 이르면 31일 내각 핵심 관료를 내정할 방침이다. 우선 곧바로 정권이행팀을 발족해 관방장관 등 주요 각료 후보와 당 중역들을 지명, 이들로 하여금 새 내각 명단의 인선 작업을 맡길 계획이다.
핵심요직에는 대표에서 물러난후 대표대행을 맡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日郞)와 간 나오토(菅直人)의 중용이 예상된다. 또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 참의원 의장 등도 내각진 참여가 예상된다.
이처럼 발빠른 정권인수 행보는 그가 비판적으로 여기고 있는 관료들의 개입을 초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당의 선거 공약대로 의원 100여명을 투입, 정치 주도의 정책 결정 프로세스를 구성할 획이며 정권이행팀은 다음달 18일까지 내각 인선을 마칠 예정이다.
아울러 중장기 외교안보 전략을 수립해 이행할 국가전략국을 신설하고 행정쇄신위원장에는 각료를 임명해 큰 힘을 실어 줄 계획이다. 또 당초 밝힌 사민당, 국민신당과의 연립 정권 구성 계획도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하토야마 대표의 이같은 야심찬 계획과 집요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당내 최대 파벌의 수장인 오자와 대표대행이 '실세 총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오자와 대표대행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하토야마 대표로서는 당의 분란이나 과열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