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
"예전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시장과 타협할 줄도 몰랐다. 좋은 주식을 좋은 가격에 사고, 원치 않으면 팔았다. 지금은 두려움을 알고, 스스로 많이 바뀐 것 같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대로라고 말한다."
5조원을 주무르는 '큰 손'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의 고백이다. 미래에셋과 트러스톤 운용에서 '스타펀드 매니저'로 잘 나가던 시절과 지금, 변한 게 뭐냐고 물었더니 '두려움'과 '타협'을 이야기 한다. 올해 마흔 다섯,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은 그가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단다. 실무와는 거리가 있는 여느 CEO와 달리, 그는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뚝심 좋게 투자한다.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는 아마도 매니저로서 박건영에 대한 칭찬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예전의 박건영이 좋았다고 해요. 소주한잔 하면서 마음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는데, 사업하다보니 좀 불편해졌다고. 격 없는 비판도 한 다리 건너서 듣게 될 때 아쉬울 때도 많죠."
박 대표가 브레인을 만든 건 지난 2009년 4월. 딱 2년 6개월 전이다. 부국증권 7층 비좁은 사무실에서 6명이 의기투합했다. 창업 맴버 중 3명은 지금도 함께다. 기관 자금 50억원, 개인자금 20억원 합쳐 70억원으로 운용을 개시했다.

디스커버리, 인디펜던스, 칭기스칸 등 대형 펀드를 운용한 스타 매니저답게 초기부터 고수익으로 돈을 빨아들였다. 현재 수탁고는 4조9000억원으로 자문업계 부동의 1위다. 주가가 고점을 찍을 당시엔 6조원에 육박(5조9000억원)했다.
TV를 거의 안 봤는데 요즘은 '왕의 남자' 같은 류의 사극을 많이 본다. 골프를 치지 않으니까 주말에는 집에서 사극을 수면제 삼아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그는 "요즘 생각이 많아져서 잠을 잘 못잔다. 어떤 매니저나 자문사 혹은 운용사 대표도 지금은 잠을 제대로 자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뭐냐고 물었더니 박 대표는 '사람관리'라고 답한다. 수익률 관리만 잘 하면 되는 매니저와 달리 대표라는 직책은 챙길 일이 많다. "3개월 안에 나가는 직원들이 많았다"면서 "고생한 만큼 임금을 많이 주고, 사람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라고 자평하는데 각자의 철학이 있다 보니 모두가 제 마음 같지는 않다는 걸 느꼈다"고 털어 놨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꼽았다. 순익이 안 나도 운용인력 100명을 거느리고 미리 투자했다는 것. 그는 "필요 이상 직원을 뽑아 그 중 제대로 된 한 사람이 나오면 다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생각 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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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의 소망은 두 가지다. 우선 "예전에는 회사 내에서 저보다 일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했고, 바라지도 않았다"면서 "지금은 저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이 몇 명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또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1년 동안 마음 놓고 공부에 전념하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스스로 고갈됐다고 느끼기 전, 폭 넓은 시야를 갖고 싶다는 것. 그러자면 후배 매니저의 육성이 먼저니, 갈 길은 더 바빠 보인다.
약력
△경북대 경영학과 △산은캐피탈 시장팀장 △유리스투자자문 주식운용본부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트러스톤자산운용 공동 대표 △브레인투자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