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의정 소통창구 필요성 제기
조윤정 의대교수협회장 "재가동·상설화로 논의 지속해야"

의료계가 '의정협의체' 재가동 및 상설화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이하 의개특위)의 활동 중단을 촉구한 가운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의정 소통 창구가 다시 꾸려질지 관심이 모인다. 임기가 만료된 의개특위가 사실상 명목상으로만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정 간 정기적 대화가 가능한 공식 조직의 필요성이 언급돼서다.
28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대통령실 직속 사회적 논의기구인 의개특위는 지난 24일 임기가 만료,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는 조직 운영이 일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특위 전체회의 개최는 새 정부 출범 전까진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앞서 발표한 의료개혁 1·2차 실행방안에 포함된 과제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등 필요한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단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3차 실행방안에 담으려 했던 (미용의료 개선 등) 과제에 대해선 실무적 검토를 지속하겠다"며 "논의 내용이 정치적 상황과 관련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비공식적으로라도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이행하는 추진체계는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혁 과제는 그대로 추진하겠지만 특위의 향후 가동 여부는 차기 정부 방향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만큼, 공식적 활동은 일시 중단된 분위기다.
현재 실질적으로 운영 중인 의정 소통창구는 사실상 전무하다. 기존엔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축이 된 '의료현안협의체'가 있어왔지만, 정부 의료개혁이 발표된 지난해 2월 제28차 회의 시작과 동시에 파행된 이후 현재까지 협의체 운영이 멈춰있다. 같은 해 11월 국회까지 포함된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했으나, 의료공백 사태 해결의 핵심인 전공의는 물론 야당까지 빠진 채 운영되면서 '반쪽짜리'란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여야의정협의체는 당시 협의체에 참여했던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이탈하면서, 같은 해 12월1일 4차 회의를 끝으로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 가운데 의개특위가 사실상 유일한 의정 소통 조직으로 기능해왔지만, 이 역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의협 등 주요 의사단체 참여가 불발된 채 운영돼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에 의료계 일각에선 지속적인 대화가 가능한 의정협의체 마련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의대 교수 단체는 기존 의협 중심 구조의 의료현안협의체를 여러 의사 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바꾸고, 이를 상설화해 보건의료 관련 논의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 회장(고려대 의대 교수)은 본지에 "의료계와 정책 담당자 간 현장 의견을 상호 교류하는 의미의 의정협의체는 필요하다"며 "(기존처럼) 의사단체 한 곳만이 아니라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나 KAMC 등 다양한 의료계 단체가 모여야 한다. 의대 정원을 포함한 여러 논의가 가능한 정기적 협의체가 있어야 보건의료 발전계획 수립 등 의미 있는 진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간 정부와의 소통에 선을 그어온 의협의 경우 대화 자체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최근 김택우 회장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의료 현안 논의 목적의 비공개 회담을 갖긴 했지만, 이 역시 의협 내부 전반적인 동의를 거친 만남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관계자는 "의협 내부에서도 정부와 대화와 관련해선 의견이 분분하다"며 "의정협의체 구성 자체는 필요하단 입장이 있지만 의료개혁 추진을 주도한 정부 책임자들의 사퇴 전까진 의정 간 대화는 섣부른 판단이란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