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말한 핵전쟁은 패자만 존재..특허전쟁은 승자를 패자로 만들 것"
한국삼성전자(181,200원 ▲2,600 +1.46%)와 미국 애플의 특허침해소송 미국 배심원 평결 결과에 대해 제3자인 유럽 언론은 객관적 시선에서 모바일 산업에 미칠 영향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삼성을 비롯한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이 큰 타격을 입겠지만 혁신으로 이겨내고, 승리에 도취한 애플이 결국 패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은 지난 27일 '모바일 전쟁의 첫 번째 타격'이란 논평에서 지난해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안드로이드와 핵전쟁 발언을 인용하면서 "세계가 창조자로 기억하는 스티브 잡스가 무자비하고, 독선적이며 분노로 눈이 먼 파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잡스는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전기에서 "안드로이드가 훔친 제품이기 때문에 나는 안드로이드를 파괴할 것"이라며 안드로이드와 핵전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먼저 소개한 SZ는 "애플의 승리가 단명할 것"이라며 핵전쟁에는 패자만 있기 때문에 "특허전쟁은 승자를 패자로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SZ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패배와 거리가 멀고, 삼성은 패배하지 않았다"며 잡스가 성자(聖者)처럼 여겨지는 미국 법원과 달리 다른 나라 법원은 다른 결론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곧 미국 매장 선반에서 많은 삼성 제품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다른 나라에선 삼성이 애플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25일 '지금은 애플이 삼성을 이겼다'란 기사에서 주말을 지나도 결론을 내지 못할 것이란 전문가 예상과 달리 배심원 평결이 놀라울 정도로 빨리 끝났다고 지적했다. 배심원 9명이 단 사흘 만에 773개 문항이 담긴 20쪽짜리 평결문이란 벅찬 임무에 쉬운 결정을 내렸다고 꼬집었다.
평결 결과는 최근 애플을 추월해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삼성에겐 "파괴적인 패배"라며, 삼성과 애플의 미래 모바일 시장 지위가 뒤바뀌고 애플의 세계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27일 '애플은 삼성 뒤에 있는 구글을 죽이길 원한다'는 기사에서 "제조업체들이 더 차별화하고 새로운 것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혁신이 이 분쟁의 승자인 애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5일 '그것을 모방하라(Copy that)'란 기사에서 중립적인 시선을 보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 기술 특허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단기간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새로운 혁신을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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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이 소송이 미국 특허시스템에 대해 "발명가를 보호하고, 발명가를 보호하는 이득이 비용보다 많다"는 시각과 "소송 광풍과 소프트웨어 특허 확산으로 혁신을 얼어붙게 한다"는 관점 간 논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렉스 칼럼에서 "금융적 관점에서 삼성이 입을 타격이 비교적 적다"며 특허 침해와 관련된 제품이 삼성 모바일 매출의 10분의 1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FT는 삼성이 인텔, TSMC 등과 함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에 8억달러 가까이를 투자하기로 한 사실을 들면서 "삼성 타운에서 삶은 계속된다"고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