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

지난달 중순, 세계적 명소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2013 코리아 푸드 페어(K-Food Fair in USA)'.
뉴욕 시민뿐 아니라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한국 음식을 맛보고선 '원더풀'을 연발했다. '생산-유통-가공-수출'로 이어지는 한국 농업 르네상스를 향한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56)의 의지가 만들어 낸 행사였다.
올들어 뉴욕 뿐 아니라 LA 파리 상하이 하노이 등 세계 주요도시에서 한국 농업을 세계화시킬 'K-푸드' 잔치들이 aT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8일에도 중국 충칭에서 'K-Food Fair'가 열린다. 'K-컬처' 확산과 더불어 한국음식은 '고급(Premium) + 건강(Healthy)'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한국 농업을 세계화시키겠다는 김사장의 전략이다.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 요리학교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와 공동으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요리와 스낵 제품을 개발하는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이 전제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G7 국가들은 모두 농업강국이다. 국가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국격을 높이는 데는 음식만한게 없다"
김사장은 한국 농업의 미래를 낙관한다. 농산물과, 가공식품, 이를 활용한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장차 한국의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산업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누에고치로 인공고막과 인공뼈를 만들어 사양길에 들어섰던 잠업을 살리는 계기를 마련했듯 첨단 바이오 산업 경쟁력도 농업 기반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창조경제의 꽃은 농업분야에서 활짝 필 거다. 농업이 단순히 '생산'에만 머물지 않고 유통, 가공, 수출까지 이어지는 '산업'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농업은 미래를 여는 열쇠다"
농업 공기업 CEO로서 그가 생각하는 aT의 역할과 책임은 무겁다. 한국 농업이 본격적인 수출농업으로 가기위해 해외시장 개척 등 전체적인 청사진을 aT가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농업 수출이 2~3년 안에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특히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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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자유무역협정(FTA)으로 농산물 무역 역조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이는 상황에서 한국 농산물의 세계화 전략 최전선을 지휘하고 있는 김사장에게 한국 농업 현안과 나아갈 길을 들어봤다.

-농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인데
▶오바마 대통령도 향후 미국 핵심기술을 LED와 축산분뇨처리기술이라고 꼽았다. 농업이 고용을 창출하고 성장을 이끌어 가는 축이 된 것이다. 일본도 관광과 농업을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최근 "농업이 일본 살린다"는 기사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자동차나 반도체가 아니다. 농업의 성장 가능성과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써의 잠재력에 주목한 것이다. 우리도 "농업이 한국 경제를 살린다"는 생각으로 우수한 인력이 농업분야로 몰려 들어야 한다. 국민의 관심과 애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한중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농업분야에 대한 우려가 높다.
▶농산물 개방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은 결국 수출이다.
지난 해 대중국 농식품 수출액이 12억 8000만 달러였고, 수입액은 53억 달러였다. 적자 상황을 단번에 뒤집을 수는 없지만 노력을 멈추어서도 안된다.
aT의 대중국 수출 전략은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 중서부 내륙시장 개혁, 온오프라인의 새로운 유통채널 확보로 정리할 수 있다.
내년 3월에 칭다오 수출전진기지 물류센터가 완공된다. 지금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 경쟁력이 많이 높아졌다. 한류 열품을 농식품 수출과 연결시키기 위해 세계 전역에서 한국의 음식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계속 열어나갈 계획이다.
-세계 시장 중에서도 이슬람 문화권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전 세계 인구 70억명 중 20억명이 이슬람권에 살고 있다. 식품시장 규모는 연간 7000억달러 수준이다. 전 세계 식품시장이 5조 4000억불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이슬람권은 세계 식품시장의 13%에 이르는 블루오션이다.
작년 우리나라는 전체 식품 수출의 10.5%(8억 4000만달러)를 이슬람 문화권에서 달성했다. 전년보다 9.4% 늘어난 것이다.
이슬람 문화권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할랄(Halal)'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도살,가공된 식품에 부여하는 할랄 인증 상품을 적극 개발해 이슬람권으로 진출해야 된다.
-정부가 5월 농수산물 유통 구조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농업분야 취약점은 여전히 유통인데.
▶과거 유통정책은 도매시장 중심의 유통에 치중한 탓에 유통구조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유통경로 간 경쟁도 부족했다.
대책의 핵심은 직거래 활성화와 유통경로간 경쟁 촉진을 통한 유통비용 감소이다. 기존 도매시장에서도 유통단계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경매위주의 거래관행을 바꿔 사전가격을 미리 정하는 정가거래나 상대를 정하고 거래하는 수의제도를 활성화시켜 농산물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유형의 직거래가 늘어나고 있는데 활성화 대책은
▶aT는 지난 4월 직거래의 다양한 우수사례를 발굴 종합해 이를 표준화 시켰고, 산지와 소비지에 대한 직거래 인프라 구축과 다각적인 홍보를 위해 직거래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앞으로 직거래를 통한 도시와 농촌간 유대관계를 높여 도농상생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직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 지역사회와 환경에 많은 혜택을 주지만 다양한 형태의 직거래 유형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관련법 제정과 함께 직거래장터 확보, 균등한 품질과 규격화, 다양한 상품구색, 출하농가나 소비자의 상호 윈-윈을 위한 의식전환이 시급하다
-aT가 2009년 개설한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도 유통 구조 개선의 한 축인데, 성과는?
▶농수산물사어비거래소는 인터넷으로 농수산물을 사고 파는 B2C 거래 뿐만 아니라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식재료 전자조달 등 농수산물과 관련된 모든 형태의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종합 e-마켓플레이스다. 2009년 52억원으로 출발해 작년 1조11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2020년까지 농수산물 생산액의 10%를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장 취임 2년이 됐다. 내부적 성과와 과제는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바꾸고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았다. 작년 1월 aT의 명칭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변경, '식품'을 집어 넣었는데, 농업이 '생산'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담았다.
33년간의 농림부 공직생활을 통한 농정경험이 공기업의 CEO 역할을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기업의 로드맵을 구상하고, 미래비전과 가치체계를 확고히 하는 일은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대담〓김준형 경제부장, 정리=정혁수 기자 hyeoksoo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