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공공기술 사업화 컨퍼런스(PTC Korea) 개최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윤기동 KST 부대표·김훈배 연세대 기술지주 전무
'공공·대학·민간 기술사업화종합전문회사 모델의 역할과 기대' 주제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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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돌려보니 매년 10곳 정도가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졌다. 출연연 '창업 공장'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진 셈이다."(윤기동 한국과학기술지주(KST) 부대표)
"흩어져 있던 기술이전·창업·투자·보육 기능을 지주회사 중심으로 한데 모았다. 창업 직후뿐 아니라 창업 전에도 '죽음의 계곡'이 있다고 본다."(김훈배 연세대학교 기술지주회사 전무)
"될 기술을 빨리 찾는 것 못지않게, 안 될 기술에 나랏돈이 오래 묶이지 않도록 일찍 멈추는 것도 중요하다. 딥테크 창업의 발목을 잡는 건 기술이 아니라 시장이다."(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27일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열린 '2026 공공기술 사업화 컨퍼런스(PTC Korea)'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기술사업화 종합전문회사 3곳이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 모델을 나란히 선보였다. 출연연을 대표하는 한국과학기술지주(KST), 대학을 대표하는 연세대학교 기술지주회사, 민간을 대표하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다.
먼저 윤기동 부대표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회사를 키우는 단계까지를 하나로 이은 육성 통로 'K-벤처스튜디오'를 소개했다. 단계마다 관문을 두고, 여기서 될성부른 팀만 다음 단계로 넘기는 방식이다.
출발점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와 함께하는 창업 마인드 교육이다. 이어 연구자가 잠재 고객을 직접 만나 "이 기술이 시장에서 팔릴지"를 따져보는 검증 프로그램 '테크 익스플로레이션 코어(TeX-Corps)'를 거친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쓰는 고객검증 방식을 들여온 것이다. 여기서 시장성이 확인된 팀은 NST(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KST가 함께 운영하는 '딥테크 기획창업 챌린지'에서 실제 법인을 세우고, KST의 초기 투자를 받아 몸집을 키운다. 윤 부대표는 "2~3년 해보니 매년 10곳 정도는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출연연의 '창업 공장'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방식도 소개했다. KST가 먼저 작은 회사를 세워 1년 안에 기술과 시장성을 시험해보고, 될 만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연구 책임자를 기술 총괄(CTO)로 합류시켜 제대로 된 회사로 키우는 'S-PAC' 모델이다. 이렇게 키운 회사를 5년 안에 증시에 상장하거나 다른 기업에 매각(M&A)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그 수익률(내부수익률·IRR)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김훈배 전무는 최근 바뀐 산학협력법을 발판으로 삼았다. 그동안 대학 지주회사는 자기 학교 특허로만 회사를 세울 수 있었는 데, 최근 법이 개정되면서 다른 대학이나 출연연의 특허로도 자회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대학도 기술 사업화를 아우르는 종합전문회사로 나아갈 법적 발판이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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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무는 국내 대학의 약점 세 가지를 짚었다. 우선 기술이전(산학협력단)·창업(지주회사)·창업보육(창업지원단)이 비슷한 일을 따로따로 하다 보니 힘이 분산된다. 자기 학교 특허만 다루는 폐쇄적인 문화도 걸림돌이다. 실험실 기술이 시장에서 통할 만큼 자리 잡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는 이른바 '사이언스 갭(기술과 시장 사이의 간극)'도 있다.
연세대는 이를 풀기 위해 부총장이 이끄는 창업총괄위원회를 두고, 흩어져 있던 기술이전·창업·투자·보육 기능을 지주회사 중심으로 하나로 모았다.
창업 이전 단계에도 힘을 실었다. 김 전무는 "보통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이라고 하면 창업 직후를 떠올리지만, 우리는 창업하기 전에도 죽음의 계곡이 있다고 본다"며 "기술을 실제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연구개발을 집중 지원해 이 간극을 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전무는 정부 사업비와 별도로 100억원 규모의 자체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학끼리 특허를 모아 공동으로 회사를 세우는 개방형 협의체 'U-NEST'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 지난주 다른 대학들을 상대로 연 설명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대학이 몰렸다"며 "당장 내놓을 아이템이 없는 대학들까지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싶다'며 찾아왔다"고 전했다.
릴레이 발표의 마지막에 오른 이용관 대표는 딥테크 창업이 잘 안 되는 진짜 이유가 기술력이 아니라고 짚었다. 실험실 기술을 시장에 파는 능력을 말하는 '랩 투 마켓'(Lab to Market)과 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들과의 인맥이 부족한 것이 병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대학에서 나온 창업기업을 분석한 연구자료들을 근거로 들었다. 이 대표는 "기업이 휘청이는 이유를 따져보면 마케팅·영업·자금 관리 같은 문제가 위쪽을 차지했고, 정작 기술은 걸림돌이 아니었다"며 "흔히 중요하다고 여기는 보육 공간이나 특허 개수도 기업의 생존과는 별 상관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또 하나 강조한 것은 '빠른 판단'이다. 이 대표는 미국의 고객검증 프로그램(아이코어)을 분석한 연구를 인용, "이 사업은 안 되겠다고 접기까지 걸린 기간이 일반 지원 프로그램은 평균 1590일이었던 반면 아이코어는 그 절반 수준인 777일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될 기술을 빨리 찾는 것 못지않게, 안 될 기술에 나랏돈이 오래 묶이지 않도록 일찍 멈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루포인트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고 있다. 하나는 '주제별 모임'이다. 소형원자로와 양자컴퓨터처럼 성격이 전혀 다른 분야를 한데 묶으면 서로 배울 게 없으니, 에너지·기후처럼 같은 주제를 가진 기업·연구자·투자자를 한자리에 모으는 식이다.
대표 사례가 에너지·기후 커뮤니티 '클리마살롱'이다. 다른 하나는 창업 이후가 아니라 창업 전부터 회사 만드는 과정을 함께 설계하는 '벤처스튜디오'다. 이 대표는 "벤처스튜디오 방식으로 하면 같은 성과를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고, 평균 수익률도 더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