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크니까, ‘왕’ 맛있다! 갈비 중에 ‘왕’이오, ‘수원갈비’

‘왕’ 크니까, ‘왕’ 맛있다! 갈비 중에 ‘왕’이오, ‘수원갈비’

최현승 기자
2025.08.11 14:08

[우리 지역 명품 먹거리] 화성 건설의 땀을 위로하던 그 맛, 200년을 넘어 세계로 간다!

[편집자주] 보성 녹차, 영광 굴비, 횡성 한우고기…. 지역마다 오랜 역사를 품고 이어져 내려온 식재료와 향토음식이 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먹거리는 관광객을 모으고 지역 경제를 살린다. 우리 지역 경제를 살리는 농산물이나 명품 먹거리가 어떤 게 있는지 머니투데이 가 살펴본다.

▲수원갈비. 긴 갈빗대가 특징으로 ‘수원왕갈비’라고도 불린다/사진제공=수원특례시
▲수원갈비. 긴 갈빗대가 특징으로 ‘수원왕갈비’라고도 불린다/사진제공=수원특례시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2019년 개봉해 1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의 유행어다. 영화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수원왕갈비통닭’은 전 국민에게 수원왕갈비라는 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진한 간장 양념에 재워 구워낸 갈비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맛봤을 것이다. 경기 포천의 이동갈비, 부산 해운대의 암소갈비, 전라남도의 떡갈비 등 지역마다 특색있는 갈비가 있다. 그중에서도 수원갈비는 단순한 향토음식을 넘어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과연 우리가 아는 갈비와 무엇이 다르기에, 수원갈비는 이처럼 특

별한 명성을 얻게 된 걸까?

◇화성에서 화춘옥까지…갈비 한 점에 담긴 수원의 역사

수원갈비의 기원은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한반도의 소 사육 수는 급감했다. 1930년대 150만 마리에 달하던 소는 1950년대들어 50만 마리도 채 되지 않았다.

소가 귀하던 시절, 수원갈비는 1945년 수원 영동시장에 문을 연 ‘화춘옥’이라는 식당에서 시작됐다. 화춘옥은 해장국에 갈비를 넣어주는 방식으로 유명했는데, 1956년 처음으로 숯불에 구워 먹는 갈비구이를 선보였다. 이후 1960년대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수원 농업연구기관을 방문하면서 화춘옥을 찾았다는 소문이 퍼졌고, ‘수원갈비’라는 이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수원에서 소고기 요리가 발달한 배경에는 지리적·역사적 요인이 있다. 수원은 예로부터 농업이 활발했고, 교통의 요지로 상업도 번성한 지역이다. 특히 조선 정조가 수원화성을 건설하면서 대규모 인력이 몰려들었고, 지역 경제 역시 빠르게 성장했다.

농업을 중시했던 조선시대에는 원칙적으로 소 도축이 금지됐지만, 수원은 화성 건설 인부들의 식사를 위해 예외적으로 도축이 허용됐다.

사람과 자본이 집중되고 소고기 유통이 가능해지자, 수원에서는 자연스럽게 소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 문화가 발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배경은 훗날 ‘수원갈비’로 대표되는 지역 음식 문화 형성의 밑거름이 됐다.

◇향토음식에서 도시 콘텐츠로 성장한 ‘수원갈비’

수원갈비의 특징은 갈빗대가 큰 왕갈비를 소금으로 양념해 굽는 것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갈빗대가 커서 ‘수원왕갈비’라고도 불리게 됐다. 수원갈비를 처음 만든 화춘옥은 1979년에 폐업했지만, 조리법을 배운 요리사들이 1980년대 동수원지역 갈빗집으로 옮겨가면서 명맥을 이어갔다. 이후 수원갈비가 널리 퍼지면서 수원시가 1985년 4월 12일 수원갈비를 고유 향토음식으로 지정했다.

2000년대, 시는 수원갈비를 단순한 향토음식이 아닌 도시의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수원갈비축제, 수원왕갈비경연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수원갈비는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수원갈비축제는 ‘수원음식문화박람회’로 확대되며 갈비골목을 중심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2024년에는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해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특별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관광객들은 수원화성 내 지정된 음식점에서 ‘수원왕갈비 특별정식’을 맛보고, 화성행궁과 화성어차, 국궁체험 등 주변 관광지까지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이처럼 시는 수원갈비를 단순한 지역 음식이 아닌,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도시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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