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안철수 등판론'에 정신팔때가 아니다

[기자수첩]'안철수 등판론'에 정신팔때가 아니다

양영권 기자
2012.04.19 17:40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지금 대선 출마를 선언한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느냐."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새누리당이 안철수 원장을 조기에 등판시키려는 것은 안 원장의 신선한 이미지에 최대한 타격을 주고, 신선감을 구태감으로 바꿔놓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도 아직 대선 출마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안 원장을 압박하는 것은 의도가 불순하다는 것이다.

전 의원의 지적은 일면 타당해 보이지만 반론이 없지 않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패배하고 당내에서 '박근혜 전면 등장'이 요구될 때 친박(박근혜) 인사 일부는 "야당의 집중공격 대상이 돼 대선 가도에 불리해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고 지지율이 치솟았다.

안 원장 역시 정치 활동 개시를 선언한 후 자신의 역량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준다면 조기 등판이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다. '안철수 조기 등판론'은 새누리당뿐 아니라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 등 야권 인사들도 공공연히 거론하는 이슈다.

문제는 어느 한 유력 인사의 거취가 특정 진영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 아니다. '안철수 등판론'을 계기로 정치권이 급속도로 대선 체제로 재편되는 데 따른 부작용이 더 큰 문제다. 19대 국회는 개원도 하기 전에 대선 준비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대통령 선거에 초점이 맞춰져 당 또는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의원들의 '몸사리기'와 '포퓰리즘' 입법이 극성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언론 역시 정치인의 대권 행보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쏟아 내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이해찬 상임고문이 대권 도전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측근들이 급히 부인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김두관 경남지사가 '대권 출마를 위한 행보로 전국을 도는 출판기념회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김 지사는 "출판기념회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치권이 아직 8개월이나 남은 대통령선거에만 초점을 맞추고 의정, 도정 활동을 소홀히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 국민, 시민에게 돌아갈 수 밖 에 없다. 19대 국회는 대중소기업 상생, 빈부격차 해소, 청년실업 해소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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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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