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1년6개월 남았다. 통상적으로 대통령 임기 4년차에 접어들면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 보다는 기존에 진행한 정책 마무리에 집중한다.
차기 정부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박근혜 정부 들어 자취를 감춘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전략회의를 갖고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한국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장 10년간 진행되는 중장기 사업이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국가경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정책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과거 정부의 사례를 되짚어보면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산업’을 선정하고 이들 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을 천명했다. 이명박 정부 또한 ‘17대 신성장동력 산업’ 지정 및 지원에 나섰다. 이들 미래동력 정책은 차기 정부로 넘어오며 흐지부지됐다.
대통령 임기가 5년 단임으로 제한된 우리나라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정책들이 진행 도중에 사라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통령 임기 중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강박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단기속성’ 방식으로 정책이 추진되면서 본질은 사라지고 보여주기식 성과만 남기도 한다.
국가예산 1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 역시 박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감안하면 이같은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차기 정부가 이를 계승하지 않는다면 1년 반 동안 헛심과 헛돈만 쓰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남은 임기 동안 프로젝트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밑거름을 주는 기초작업이 충실히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소통과 체계적인 정책진행을 통해 국민의 지지 역시 확보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다음 정부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정책의 연속성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차기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에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폐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