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걷지도 못하는 8개월 아들이 노는 걸 지켜보고 있으면 신기하면서도 걱정스럽다. 어른이 봐도 신통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또래 장남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휴대폰만 손에 쥐고 웃는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이리 저리 저리 돌려 보고 손가락으로 눌러도 본다. 뒤집어 화면을 가리면 어디가 앞인 줄 아는 냥 억울해하며 울기까지 한다.
한편으로 대견스럽지만 아빠로서 걱정이 앞선다.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6년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아동의 중독 비율은 17.9%로 전년 대비 5.5%포인트나 증가했다. 전 세대층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크다. 내 아이도 자칫 중독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태어나면서 필연적으로 스마트폰을 접한 우리 아이들에게 스마트 기기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체득할 수 있는 생활의 일부일 것이다. 지금의 30~40대에게 태어나면서 집에 한 대씩 있던 컬러TV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였듯이 말이다.
당시 기성세대들은 TV를 '바보상자'라며 TV에 갇힌 우리들을 지금 우리가 스마트폰에 빠진 우리 아이들을 보듯 걱정했다. 그러나 어른들의 걱정만큼이나 TV로 인한 큰 부작용은 없었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생각해보면 TV를 시청하는 것 이상으로 그 시대에는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 아닐까.
스마트폰은 죄가 없다.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스마트폰에 의지하게 만드는 환경이 문제라면 문제다. 아이들에게서 무조건 스마트폰을 주지 말라는 원론적인 대안은 아이들 세대에게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하지만 지나친 스마트폰 중독이 아이들의 정신적·신체적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아이들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용도를 명확히 조절하는 습관을 들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과정에서 결국 부모의 역할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폰 없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어떻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지 중장기 가정 계획서를 짜보면 어떨까. 당장 오늘 밤부터 실천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