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안에 신약을 만들어내라는 것 아닙니까."
최근 '제 2차 코넥스 활성화 펀드' 조성 소식에 일부 바이오 기업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바이오 기업이 코넥스 기업의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민감도는 크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SBI인베스트먼트와 KB인베스트먼트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600억원 규모의 '제 2차 코넥스 활성화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넥스 시장이 2013년 출범한 후 현재까지 조달한 자금 3039억원의 19.7%에 달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만기다. '제 2차 코넥스 활성화 펀드'는 2014년 조성된 '제 1차 펀드'와 동일하게 투자 기간 4년에 만기는 6년으로 설정됐다. 4년 안에 투자를 마치고, 이후 2년 안에 자금 회수까지 마치라는 얘기인데, 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제약산업연구개발백서 2015'에 따르면, 전임상과 임상 1·2·3상 시험, 품목허가 등 국산 신약 평균 연구개발 기간은 9.1년이다. 펀드가 투자 기간 내 고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오 기업들이 장기간 신약 개발에 매진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결국 블록버스터급 국산 신약 개발에 대한 꿈은 사그라지게 될 거라고 코넥스 바이오기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도 개발 도중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로 선회하거나, 바이오시밀러, 제네릭 등 복제약 및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코넥스 바이오기업 대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의 투자 자금 상당액을 연구개발에 활용한 상황에서 만기 시기가 돌아오면, 그동안의 연구 성과는 물론 회사 자체도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스크'(위험)가 큰 신약 개발보다는 개발 과정이 비교적 짧고 안정적인 복제약 개발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개척자 정신'만 앞세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기준 코넥스 상장 기업 중 바이오기업은 모두 32개사로 전체 141개사 중 23%이며,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1조8142억원으로 전체 코넥스 시가총액 중 42%를 차지하고 있다. '제 2차 코넥스 활성화 펀드'는 세심한 설계를 통해 자금 조달이 절실한 코넥스 바이오 기업들에 단비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