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개혁 외치던 '운동권 주지'…명진스님 장례, 내일 종교시민사회장으로

불교 개혁 외치던 '운동권 주지'…명진스님 장례, 내일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오진영 기자
2026.08.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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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선불당에 마련된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의 빈소에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선불당에 마련된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의 빈소에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불교계의 대표적인 '개혁파'로 꼽히는 명진스님의 빈소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진다. 고인은 봉은사 주지를 지내며 불교계 최대 종파인 조계종은 물론 정치권에까지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온 큰 어른으로 꼽힌다. 종단과의 갈등을 9년 만에 마무리한 지 반년 만의 입적이다.

24일 불교계에 따르면 명진스님의 영결식은 25일 오전 10시 봉은사 선불당에서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종교시민사회장은 종교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장례위원회를 꾸려 치르는 장례 방식이다. 스님이 출가한 곳인 보은군 법주사(조계종 5교구 본사)에서 다비식(화장 절차)이 거행된다.

명진스님은 지난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하예포구 해상에서 물에 떠 있는 상태로 구조됐다가 병원에서 숨졌다. 명진스님은 생전 제주에서 프리다이빙을 즐겨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상이나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세수 76세·법랍(출가 이후의 나이) 52년이다.

명진스님은 1969년 해인사에서 행자 생활을 시작했다. 19세 때 성철스님이 있는 해인사에서 출가했지만, 베트남전에 참전한 뒤 1974년 법주사에서 다시 사미계(정식 수행자가 되는 과정)를 받았다. 이후 송광사와 해인사, 봉암사, 용화사 등 다양한 절에서 20년 넘게 수행했다.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에 참여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조계종이 제공한 행장(고인의 행적)에 따르면 1985년 해인사에서 수배 중인 대학생들과 만나며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담은 영상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불교에 정치권의 개입을 거부하는 '9·7 해인사 전국 승려대회'에 참여했으며, 1994년 조계종 개혁회의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2006년에는 거대 사찰인 봉은사의 주지를 맡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사찰의 재정을 외부에 공개하고, 종무회의에 신도들을 참여시키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산문 밖을 나가지 않는 1000일 기도에 들어가며 '절은 절답게'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소위 '운동권'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나며 종단이나 정치권과도 대립했다. 2010년 조계종이 봉은사의 직영사찰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총무원과 갈등을 빚었으며, 이후 봉은사를 떠났다. 2017년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명진스님의 동향 파악을 지시하고 비판 여론을 조성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후 조계종은 명진스님에게 종단 비하 및 허위사실 유포를 이유로 최고 수위 징계인 제적 처분을 내렸다. 명진스님은 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명진스님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양측이 모두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9년간의 갈등이 마무리됐고 명진스님의 승적도 회복됐다.

입적 소식이 알려지자 각계의 추모가 잇따랐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모 메시지를 냈으며, 이날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빈소를 찾는다.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전국시국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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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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