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여당이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고 전수조사를 하지 않겠단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우군을 자처해온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이 목숨 걸고 쟁취한 지방자치가 더럽혀졌다"고 여당을 몰아세웠다.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혁신당이 민주당을 상대로 차별화와 선명성 강화에 나섰단 분석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수조사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시스템상 문제라기보다는 개별 인사들의 일탈"이라며 "(전수조사는) 현재로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단 원칙을 이미 표명했다. 당원들이 결정하는 구조를 통해 허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공천헌금 의혹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강서갑이 지역구인 강선우 의원이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으며 당시 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묵인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의혹이 제기된 뒤 강 의원은 탈당 선언을 했고 민주당은 강 의원의 탈당계를 수용하지 않고 제명조치했다.
묵인 의혹이 제기된 김 전 원내대표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헌금을 수수했단 추가 의혹 등이 불거져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 당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 지역구(서울 동작갑) 기초의원들이 김 전 원내대표 비위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의원실 김현지 보좌관에 전달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조 사무총장은 이 전 의원의 주장과 관련해 "아직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윤리심판원이 관련 의혹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필요하다면 직권조사와 같은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국 대표는 같은 시각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고 개혁 엔진이 훼손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 대표는 "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성찰하는 방법은 정치개혁에 응답하는 것뿐인데 국민의힘과 함께 지방선거 다인 선거구를 쪼개 2인 선거구를 늘리려 하고 있다"며 "내란·극우 세력과 담합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개혁 유지까지 더럽혀지는 상황을 가만히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당은 국회의원에 줄을 서고 돈을 주는 구태를 단호히 개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탄핵·대선 국면에서 협력해 온 민주·혁신당이 이번 사안을 두고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 것을 두고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6월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내달부터 이뤄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논란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 힘을 쏟는 반면 혁신당은 이번 사태를 정치 개혁의 빌미로 삼아 선거전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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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조 사무총장은 개인의 일탈로 일축하고 이번 논란이 공정성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또 통일교 특검과 2차 종합특검 등 주요 현안을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8일까지 처리하겠다고 거듭 밝히며 주목도를 분산시키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한편 조 대표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용산공원 면적의 20%에 해당하는 공원 둘레에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1만호를 공급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등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김병기·강선우 의원의 녹취를 들어보면 강 의원이 김경(서울시 의원)에게 1억원을 돌려주고 조용히 끝났어야 할 사안인데 정반대로 김경에게 단수공천장이 배달됐다"며 "강선우가 자신 있게 단수 공천을 할 수 있게 뒷배가 있었을 거고 그 뒷배는 김병기보다 더 윗선의 누군가일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특검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