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백신 7천원"...녹십자만이 가능한 일
"녹십자(136,500원 ▲4,600 +3.49%)화순공장이 없었다면 다국적제약사들이 신종플루 백신에 대해 더 높은 금액을 요구했을 것입니다. 정부도 7000원에 백신을 공급해 달라고 하지 못했을 거고요."
조민 녹십자 백신본부장(화순 공장장)의 말이다. 최근 정부가 다국적제약사 4곳에 대해 신종플루 백신을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들 제약사들이 입찰 참여에 불참한 것에 대한 평가다. 정부가 백신 조달가격을 1명 분(2도즈)에 1만4000원으로 정하자, 다국적제약사들은 최소 2만원은 넘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1도즈(1회 접종분)당 신종플루 백신의 가격이 아일랜드 7유로(1만2500원), 프랑스 12유로(2만1400원) 등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인 것은 정부가 우선적으로 수의계약을 통해 물량의 50%를 녹십자에서 확보했다는 것이다. 정부도 녹십자 백신 생산능력을 믿고, 싼 가격에 입찰을 진행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정부는 1차적으로 182억원(130만명분)에 대해 녹십자와 수의계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녹십자가 정부의 뒷배경이 돼 준 셈이다.
전라남도 화순읍에서 능주 방향으로 난 좁다란 국도변에 자리 잡은 녹십자 화순공장.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정부 기관, 정치인, 동남아시아의 관료와 제약사 관계자들 까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녹십자 화순 공장을 찾는다.
조 본부장은 시제품 개발 중인 신종플루백신 개발하랴 밀려드는 손님들 만나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세계는 백신전쟁중입니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모든 나라에서 백신을 비축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죠. 다국적제약사가 외국에서 팔리는 값보다 싸게 국내에 백신을 공급할 이유가 없는 셈이죠. 이런 백신 생산시설이 있다는 것이 국민입장에서는 다행이죠."

녹십자 화순공장은 2006년12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9월 건축을 완료했다. 부지는 전남도에서 무상대여해줬고, 신규투자만 850억원 기존 공장 시설 300억원 등 순수투자비만 1150억원이 넘게 들었다. 녹십자 화순공장은 백신생산시설로는 세계 최신시설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최근에 완공된 cGMP(미국 우수 의약품제조 관리기준) 수준 백신공장이기 때문이다. 이 공장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규정의 적용을 받는 조류독감백신 생산도 가능하다.
화순공장으로 준공으로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독감백신의 자급자족이 가능해졌다. 세계에서 독감백신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는 12개에 불과하다. 2008년 말 국내 독감 백신 시장은 700억원 정도의 규모로 국산 독감백신의 상용화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는 약 400억~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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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백신생산은 이인제 녹십자 백신본부 이사가 책임지고 있다. 7월23일 현재 녹십자는 신종플루 백신 시제품 생산을 거의 완료했다. 녹십자는 지난달 8일 영국 NIBSC(국립생물의약품표준화연구소)와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로부터 확보한 신종플루 균주를 대량생산에 적합한 백신 제조용 바이러스(Working seed)로 만들었다. 이 백신을 유정란에 접종해 백신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인제 이사는 "백신 시제품을 성공리에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달 말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보내오는 표준백신과 비교한 다음 식약청 승인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신 생산능력(수율)이 일반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이사는 "아직 정확한 수율이 나오지 않았지만 계절독감에 비해 수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차질없이 신종플루 백신을 대량공급하기 위해서는 유정란 공급을 확정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 백신을 조기 선점하고 있다. 영국은 GSK, 박스터와 12월까지 백신 9000만도즈를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독일 네덜란드 등은 선구매로 이미 목표량을 채운 상태다. 미국은 백신 임상시험용 예산 10억달러를 책정했으며 선구매 협약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