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찰위성 발사 자축파티…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NATA) 명칭 공식화
5월·8월 발사 실패 땐 '국가우주개발국(NADA)'…러와 협력 위해 D를 T로 변경

10년 전 출범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베꼈다는 논란이 일었던 '북한판 NASA'가 최근 명칭 변경을 공식화했다. 지난 5월·8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 발사에 실패했을 때만 해도 '북한 국가우주개발국'(DPRK NADA)이었던 기관 이름이 돌연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NATA)으로 바뀌었다.
26일 국방과학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월27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에서 국가우주개발국(NADA)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NATA)으로 확대 개편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같은달 중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주기술 개발' 협력을 공언한 지 2주 만에 속전속결로 밀어붙인 결과다.

기관명 변경은 그동안 북한이 로켓·인공위성을 자력 '개발'하려던 것에서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 쪽으로 노선을 변경한 결과로 추정된다. 기존의 NADA는 'National Aerospace Development Administration'의 약자였는데, NATA는 D를 T(기술, Technology)로 변경했다. 실제 조직의 주된 과업도 러시아 등과 기술 협력으로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두 차례 위성 발사에 실패했다. 1차 발사는 우주발사체 2단 점화가 되지 않았고 2차 발사는 우주발사체 3단이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 오류로 실패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현장을 시찰했던 곳도 NADA였다. 그러다가 러시아와 기술협력 후 지난 21일 만리경 1호를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에 실어 발사했고 위성이 목표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NATA 기관명 변경은 지난 23일 김 위원장이 주최한 축하행사를 통해 공개됐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기관명을 변경하고 대외적으로 이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북한 내 최고 존엄으로 여겨지는 김정은 패밀리, 부인 리설주와 딸 김주애가 과학기술자들과 똑같은 'DPRK NATA' 티셔츠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김 위원장이 세 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큰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위성 발사 의미에 대해 "이제 만 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 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수중에 틀어쥐었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눈과 주먹은 각각 군사정찰위성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위성 발사 성공으로 러시아와 우주발사체·정찰위성·통신 등 기술 교류를 넓혀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ICBM 완성에 필요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러시아에 도움받을 수 있다. 또 북한이 부족한 정찰위성 설계·제작·운용이나 위성 신호를 지상국과 통신하는 기술 등에 대한 협력도 가능하다.

러시아는 1990년대 이전까진 인류의 우주개발 역사를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구소련 우주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콥스키가 1903년 '로켓에 대한 최초의 학술적 논문'을 발표했다. 또 소련은 1957년 10월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에 성공했으며 유리 가가린이 1961년 4월 세계 최초로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 달 충돌, 달 뒷면 촬영, 달 표면 연착륙, 달 로버(탐사로봇) 안착, 달 토양 샘플 채취·귀환, 금성·화성 탐사에 성공했던 국가가 러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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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계 관계자는 "북한 우주발사체와 인공위성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발사체는 사용 연료나 성능 면에서 우리나라 발사체가 훨씬 뛰어나고 위성 해상도도 북한이 3m급이고 우리 위성은 30㎝급"이라면서 "다만 북한이 러시아와 우주기술 협력을 가속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핵·미사일과 정찰 자산 등의 무기를 늘릴 수 있는 만큼 한미일 우주안보 협력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