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마다 붙은 '1등급' 딱지…"좋은 건 알겠는데 뭐가 다르지?"

우유마다 붙은 '1등급' 딱지…"좋은 건 알겠는데 뭐가 다르지?"

정심교 기자
2023.08.25 06:30

[정심교의 내몸읽기]

오는 10월 1일, 국산 우유의 원윳값이 오를 것으로 예고되면서 걱정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아직은 낯선 수입산 멸균우유를 고르자니 제품에 원유 등급이 표기돼 있지 않아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도 적잖다. 이런 상황에서 우유 등급 가운데 최고 품질로 치는 '1등급'의 국산 우유 비중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세균질병과가 진행한 '2023년 상반기 원유 검사' 결과, 국산 우유의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71.13%로 전년 대비 3.23% 증가, 세균 수 1등급 비율은 99.62%로 전년 대비 0.05% 증가했다. 이는 국내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의 품질이 매년 향상해왔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1등급 우유의 기준과 의미는 뭘까. 1등급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이다. 원유 1㎖당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이면 1등급을, 세균 수 3만 개 미만이면 1등급 중에서도 높은 1A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낙농 선진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와 똑같은 수준이다. 특히 독일(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 프랑스(체세포 수 20만 개/㎖ 이하, 세균 수 5만 개/㎖ 이하)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국산 우유의 품질은 '월드클래스'로 평가받는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세균질병과가 지난달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원유 검사 실적 보고'에 따르면 국내 낙농가에서 생산한 우유 원유의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71.13%로 전년 상반기보다 3.23% 증가했다. 또 세균 수 1등급 비율은 99.62%로 전년 상반기 대비 0.05% 늘었다. 결국 목장 원유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했다는 의미다.

이처럼 우유 등급을 가르는 기준은 '체세포 수'와 '세균 수'다. 우유의 체세포 수는 젖소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다. 젖소 유방에 염증이 많을수록 체세포 수가 많이 검출된다. 젖소의 젖을 제때 짜주지 않아 방치하면 유방염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환경 때문에 유방염이 걸려도 세포 수가 증가한다. 환경성 유방염은 젖소의 주변 환경인 침상·분변·토양 등이 오염됐을 때 발병한다. 착유 과정에서 다른 소들 사이에 감염이 전파되는 전염성 유방염도 체세포 수를 늘린다.

우유의 세균 수는 얼마나 청결한 환경에서 젖을 짰는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축사 내부 환경이 오염됐거나 착유 과정이 비위생적이면 우유 속 세균이 많아진다. 결론적으로 우유에서 체세포·세균 모두 '적을수록' 품질 좋은 우유로 친다는 뜻이다.

실제로 체세포 수가 우유 품질을 가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 발표됐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체세포 수가 적은 원유, 많은 원유로 살균유를 제조해 5도에서 21일간 저장한 후 우유 상태를 비교했다. 그 결과 체세포 수가 적은 우유는 저장 기간에 외관·향미·조직감이 뛰어난 '높은 관능' 상태를 유지했다. 반면 체세포 수가 많은 우유는 산패 냄새를 풍긴 데다, 쓰거나 떫은 맛을 냈다. 연구팀은 "체세포 수가 많은 우유는 체세포에서 유래한 효소가 우유의 산패, 단백질 분해를 일으켜 우유 품질에 나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유는 영양소를 골고루 담고 있어 '완전식품'으로 평가받는다. 우유(수분 87.7%, 고형분 12.3%)의 고형분에는 △지질 3.8% △단백질 3% △탄수화물(당질) 4.4% 등 3대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됐다. 특히 단백질 3% 가운데 2.3%는 카제인, 0.7% 유청 단백질로, 면역글로불린이 풍부해 염증 예방과 칼슘 흡수 증진에도 효과적이다. 체세포·세균 수가 적은 우유는 우유의 다양한 영양소를 '더 건강하게' 채우는 방법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승호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해 △낙농 선진국에서 생산해 품질이 뛰어나다 △유통기한이 길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뜯어 보면 수입산 멸균우유는 국내에 들어오는 과정에만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리는데도 원유의 등급이 표시되지 않아 품질뿐만 아니라 맛·신선함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산 우유는 착유 후 적정온도로 바로 냉각한 후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신선한 원유 그대로 살균 처리만 거쳐 통상 2~3일 내 유통된다. 이승호 위원장은 "국산 우유 제품엔 체세포 수 1등급, 세균 수 1A 등급 원유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표기하므로 우유를 고를 때 우유의 원유 등급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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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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