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등 부담 ↑… "추세적 상승은 아냐" 연말 안정화 전망도

1300원대에서 안정되는 듯하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튀어 오르면서 외환당국의 고민도 깊어진다. 특히 3500억달러(약 490조원)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외환시장에 부담을 키운다.
미국 통화정책이나 한미 관세협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전문가들도 환율방향을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2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3% 상승한 반면 원화가치는 달러 대비 1.58% 절하됐다. 최근 달러가치 상승폭보다 원화가치 하락폭이 유독 컸다는 의미다.
미 금리인하 기대 약화로 달러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한미 통상협상의 불확실성이 급부상한 것이 원화가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따른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투자이행 방안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직접 현금을 내놓는 지분투자는 펀드 총액의 5% 정도로 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직접적인 현금이동이 없는 '보증'과 '대출'로 충당한다는 구상이지만 미국은 3500억달러 전액을 지분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으로 투자할 것을 요구한다.
3500억달러는 지난달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4162억9000만달러)의 약 84.1%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이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한 외환시장 안전판 확보를 투자의 '필요조건'으로 내건 이유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금액을 둘러싼 불확실성 재료가 쌓이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로 위험자산 선호도 위축됐다"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단은 1420원으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추세적 상승보다는 연말로 갈수록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은 있지만 연초 수준으로 오르진 않을 것"이라며 "미중 정상회담이나 새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 등의 이벤트가 이어진다면 10월 말부터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외환당국도 최근 환율 흐름을 주시한다. 장정수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은 지난 25일 열린 금융안정 상황 설명회에서 "환율 변동성이 계속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에 대해선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