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수·트럼프 7시간 골프회동
보안 철저, 폭넓은 대화 오간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에서 한국·일본·대만 기업 대표들과 7시간여에 걸친 '골프회동'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을 이용해 주요 동맹국의 글로벌 기업인과 회동한 만큼 관세 협상이나 대미(對美) 투자와 관련한 현안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골프행사는 거대 AI(인공지능)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주도하고 있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설적인 골프 선수 게리 플레이어의 90세 생일을 기념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라운딩은 4인 1조씩 모두 12개 조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한 조를 이뤘는지, 국내 기업인이 같은 조에 포함됐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재계에 따르면 각 조는 미국 백악관 관계자와 프로 골퍼, 기업인 2명 등으로 구성됐다.
일반적인 라운딩 시간보다 다소 긴 7시간여에 걸쳐 스킨십이 이뤄진 만큼 같은 조에 편성되지 않아도 경기 전후나 식사 시간 등을 통해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기업들이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 등 각 분야에서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투자와 관세 등 폭넓은 대화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관계 인사들도 상당수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 교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오전 9시15분에 골프장에 들어간 뒤 오후 4시50분에 골프장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이 차량 안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 포착돼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들은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골프장을 떠난 뒤 개인 차량이 아니라 공항 리무진버스를 타고 단체로 이동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사실상 총수들만 참석한 비공식 모임이었고 구체적인 내용은 회장 본인들만 알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내부에서도 보안을 이유로 정보가 제한돼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회동이 이뤄진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27홀 규모의 최고급 골프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시절부터 외교무대로 활용해온 곳이다. 트럼프 1기 때였던 2017년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골프 회동'을 한 곳으로도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