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면세점이 동네 슈퍼는 아니잖아요."

[기자수첩]"면세점이 동네 슈퍼는 아니잖아요."

박진영 기자
2017.04.11 04:31

최근 면세업계 종사자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고충을 토로한다. 중국 정부에 '뺨' 맞은 것도 버티기가 힘든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업계 규제안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 제재가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국내 면세업계 매출은30~40% 감소했다. 시장을 주도해온 롯데, 신라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수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고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은 월단위 흑자전환을 달성하며 탄력을 받고 있었는데 난데없는 '폭격'을 맞게돼 허탈감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각종 규제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안에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처럼 면세점도 월 1회 의무휴업을 하고 영업시간을 축소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면세업계는 이에 대해 "면세점이 동네 주민들에 음식료품을 파는 슈퍼도 아니지 않느냐"고 성토하고 있다. 면세점 매출의 7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나오고 취급 품목 역시 핸드백, 화장품, 시계 등으로 골목상권과 겹치지 않는만큼 어불성설이라는 것.

면세점 휴일을 못박게 되면 면세업계가 매출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면세점에 입점돼 있는 업체들에게도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다. 더욱이 여행 일정에 따라 면세점을 방문하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큰 불편함을 겪게 돼 국내 면세업계 평판에도 타격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면세업계가 토로하는 고충은 큰 틀에서 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통감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의 의원들이 지금까지 총 20여개에 달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해 점포수를 줄이고 있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더 줄이고 의무휴일을 주 1회로 확대하는 법안, 유사한 규제를 백화점에도 확대 적용하는 법안이 나왔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마지막 보루'로 평가되는 편의점과 복합쇼핑몰도 규제 도마에 올랐다.

다가오는 대선은 국민들에게 또 다른 희망이지만 내수침체와 온라인시장 성장으로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에는 또 다른 공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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