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치킨값 논란 뒤에서 웃는 사모펀드

[기자수첩]치킨값 논란 뒤에서 웃는 사모펀드

김도윤 기자
2017.04.27 15:44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최근 눈에 띄는 사건이 잇따라 벌어졌다. 시장 2위인 BBQ가 뜨거운 논란 끝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여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수익성을 위해서라며 강행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3위인 BHC가 '형님'인 BBQ보다 지난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린 점도 화제가 됐다. BHC는 BBQ와 인연이 깊다. BBQ를 보유한 제너시스가 BHC를 2013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BHC를 인수한 사모펀드는 제너시스를 상대로 계약상 문제로 소송을 걸었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동생에서 적이 된 BHC에 역전당하며 BBQ는 체면을 구겼다.

꼭 그 영향은 아니겠지만 BBQ는 가격인상 카드를 꺼냈다. BBQ가 앞장서면서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는 가격 인상 압박에서 자유로워졌다. 지금 당장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뒤따라가는 건 시간문제다.

지금 상황에서 수혜자로 2013년 BHC를 인수한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로하튼을 빼놓을 수 없다. 로하튼 인수후 BHC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364억원, 순이익은 588억원이다. 2013년보다 매출액은 4배 이상, 순이익은 5배 이상 증가했다.

BHC의 이 같은 성장에 환호의 박수만 보내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다. BHC 이익률은 20%대로 동종업계가 대체로 10%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놀랄 만한 수준이다.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동종업계대비 높은 수익률은 가맹점 고혈짜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BHC 신규 점포의 폐업률이 50%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또 지난해 말 BHC는 경영진 횡령 및 배임, 리베이트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대표이사는 협력업체 사장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피소당하기도 했다.

여러 논란에도 로하튼은 향상된 실적 지표를 기반으로 BHC 매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수치로 나타나는 BHC의 기업가치는 눈에 띄게 높아진 게 사실이다. 동종업계의 가격 인상은 또 하나의 몸값 상승 요인이다. 가맹점과 상생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상관없이 로하튼은 대규모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사모펀드의 목적이 기업을 산 뒤 더 비싸게 파는 데 있는 만큼 매각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해외자본 로하튼의 매각 차익 극대화만을 위한 '치고 빠지기'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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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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